정신없이 걷다가 잠시 멈춰 선다.그간 쌓아왔던 것들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천천히 훑어본다.여러 가지 모양의 발자국들이 보인다.길고 긴 여정을 함께했던찢기고, 구멍 나고, 닳고 닳아버린,해진 신발의 흔적들이 보인다. 무엇을 위해 그리 정신없이 살아왔던가.꽉 막힌 듯 보이는 철저한 규율과 규칙들은,그간 누굴 위한 것이었던가.그것은 어떤 결핍으로부터의 발버둥이었던가. 이 두꺼운 가면을 벗어던진 채로,얼굴에 느껴지는 부드럽고 시원한 바람을온전히 맞아본 적은 언제였던가.그간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것인가.무엇이 그리 두려웠던가.가끔은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을,언제부터 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아이들을 보면, 그저 이 세상에 존재한다노인들을 보면, 그저 이 세상에 존재한다.짐승들을 보면, 그저 ..
생각의 조각
2025. 12. 13.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