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물에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진다. 맑고 투명했던 물은 순식간에 오염된다. 단 몇 초 사이에, 그 찰나 사이에 투명했던 물은 탁해지고, 색을 바꾼다. 그 사이에 마치 다른 물질이라도 된 것 처럼. 아무리 물잔을 흔들고 섞어보아도, 오염된 물은 더욱 탁해질 뿐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늪에 빠진 사람처럼. 그렇다고 물잔을 아예 비워버리기엔, 그동안 채워둔 깨끗한 물들이 아깝기도 하다. 고작 잉크 단 한 방울 때문에 오랜 기간 차곡차곡 쌓아뒀던 깨끗한 물들을 버리는 것이 그리 쉽겠는가. 부정적인 생각들은 깨끗하고 투명한 물잔에 튄 잉크처럼, 한 순간에 우리의 삶과 생각들을 오염시킨다. 우리가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깨끗하고 투명하고 긍적적인 생각들로 물잔을 채워놓았는지, 그 기간은 중요하지 않..

아난다여 이제 나는 늙어서 노후하고 긴 세월을 보냈고 노쇠하여 내 나이가 여든이 되었다 마치 낡은 수레가 가죽 끈에 묶여서 겨우 움직이는 것처럼 나의 몸도 가죽 끈에 묶여서 겨우 살아간다고 여겨진다 아난다여 그대는 한 쌍의 살라 나무 사이에 북쪽으로 머리를 둔 침상을 만들어라 피곤하구나, 누워야겠다 그러자 아난다는 방으로 들어가 문틀에 기대어 울며 말했다 나는 아직 배울 것이 많은데 나를 그토록 연민해 주시는 스승께서는 이제 돌아가시겠구나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 하여라, 아난다여 슬퍼하지 말라, 탄식하지 말라 사랑스럽고 마음에 드는 모든 것과는 헤어지기 마련이고 없어지고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그처럼 말하지 않았던가 아난다여 태어났고 존재했고 형성된 것은 모두 부서지기 마련인 법이거늘 그런 것을 두고 '절..

망각은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사랑하는 사랑과의 이별도, 부모의 죽음도 결국 언젠가 서서히 잊혀진다.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상처도 아문다. 생각은 많은 경우 우리를 괴롭게 하지만, 망각은 우리를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 망각은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우리에게 안겨준다. 어릴적 우리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셨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닐 적이었다. 일요일이면 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할머니가 계신 요양병원에 갔다. 병원의 냄새는 좋지 않았다. 오래된 저염 급식 냄새와 불쾌한 화학약품 냄새가 섞여 온 공기을 뒤덮었다. 특히 요양병원은 죽음과 우울의 에너지가 가득했다. 그런데 정작 입원하신 우리 할머니는 행복해보였다. 참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할머니 옆 자리에 입원하신, 팔자..

나는 세상에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세상은 내게 극복할 만한 시련을 주었다. 나는 기도따윈 헛된 수고라고 생각했다. 그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선 지혜가 필요했다. 나는 세상에 지혜를 달라고 요청했다. 세상은 내게 해결할 만한 문제를 주었다. 나는 세상을 원망했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했다. 나는 세상에 용기를 달라고 빌었다. 세상은 내게 극복할 만한 위험을 주었다. 나는 세상을 향해 울부짖었다. 그 때의 나는 사랑이 절실히 필요했다. 나는 세상에 사랑을 달라고 기도했다. 세상은 내 곁에 도움과 사랑이 필요한 존재들을 주었다. 그제서야 나는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간 나의 모든 기도들이 이루어졌었다는 것을

인연이라는 것은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질지 모른다. 아무 의미없어 보이는 일상 속에서 우연히 싹트기도 한다. 처음 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왜곡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첫 느낌은 굉장히 중요하다. 상대방을 처음 봤을 때, 처음 대화를 나눠봤을 때의 첫 느낌은 우리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데에 있어서 첫 느낌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가 중요한 사람과의 첫 만남에서 첫 인상에 크게 신경쓰며, 인터넷에 수많은 방법론들이 제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그 첫 느낌이 희미해지기 전에, 짧은 시간 안에 다시 그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 첫 느낌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만남이 거듭될 수록 상대방에게 나에 대한 또 다른 느낌의 색을 채워줄 수 ..

나이가 들며 성숙해진다는 것은, 삶의 허무와 공허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수반한다. 조금 더 과거로 돌아가보면, 삶이라는 긴 여정에 있어 허무함과 공허를 느끼는 순간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했다. 삶은 항상, 혹은 대부분이 즐겁고 충만한 순간들로 채워져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듯 하다. 그렇기에 이따금씩 불쑥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공허함을 쉽게 견디지 못했다. 그리고 그 손님은 때때로 우울이라는 일행을 데려오곤 했다. 생각해보면 삶의 많은 기간들은 텅 비어있다.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더 강하게 깨닫는다. 우리는 그것을 공허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그 상태는 반드시 필요하다. 짧은 음표 사이의 쉼표들이 존재해야만 아름다운 멜로디 한 소절이 탄생하듯 짧고 강렬하고 충만한 순간들 사이의 공허가 아름다운..

철학은 멀리서 보면 따분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철학이 개인의 삶에 가져다주는 효용은 작아보인다. 공학이나 자연과학에 비하면 철학은 크게 쓸모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산업혁명과 공학의 발전은 우리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국에서 미국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한 뼘 정도 크기밖에 되지 않는 네모난 모양의 스마트폰이라는 기계는 우리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 기계덕에 우리는 다른 대륙에 살고있는 타인과 소통할 수 있고 오늘 하루의 일정을 시간대별로 미리 정리할 수 있고 아침에 늦잠을 자지 않을 수 있다. 자연과학의 발전은 우리가 작은 알약 하나만 먹어도 우리 삶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게 해주며, 건강한 영양소들로 가득찬 음식들을 제공했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의 생존..

오늘은 건설사 취업에 대해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건설사의 경우 직무가 굉장히 다양한데, 저는 그 중 기술직 위주로 설명드리는 점 양해바랍니다. 건설사의 직무를 대략 나눠보자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본사근무 - R&D 관련 (보통 석사 이상) - 구매/영업 - 견적 - 경영지원 / 인사 / 회계 등등.. 본사근무는 대략 여러분들이 흔히 아시는 이정도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본사는 R&D 관련 직무가 아닌 이상, 주로 공대생들보다는 문과, 상경계열이 지원하기에 적합한 부서들이 많습니다. 본사 부서를 쭉 나열하면 위 내용보다 훨씬 많겠지만, 대략 이런 느낌의 부서들이 있다는 감을 잡으시면 충분합니다. (자세한건 지원하려는 회사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2. 현장근무 - 건축 - 공무 - 전..
- Total
- Today
- Yesterday
- 사랑
- 일론 머스크
- 인간관계
- 파도
- 인생
- 행복
- 헤어짐
- 니체
- 스페이스엑스
- 무기력
- 발전
- 고독
- 공허
- 이별
- 철학
- 불교
- 테슬라
- 명상
- 재회
- 미션
- 건설사 취업
- 알파남
- 자유로운 삶
- 우울
- 만남
- 외로움
- 도지코인
- 연애
- 건축공학과 진로
- 레드필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