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오늘은 건설사 취업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이 글을 찾아서 보는 분들 대부분은 건축공학과 혹은 건축학과 학생분들이 많으시겠죠? 혹은 토목, 전기, 기계과 분들도 일부 있을 수 있겠네요.

 

우선 간략히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서울 중상위 대학 건축공학과 졸업 후, 1군 건설사에 공채로 입사한 2년차 직원입니다. 전공은 건축공학이고, 현재 흔히 말하는 '건축기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현업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피부로 느낀 건설사 취업의 장단점, 그리고 현실적인 부분들까지 간략하게 제 생각을 정리해볼게요. 건설사 취업을 고민하고 계시거나, 진지하게 생각 중이신 취준생, 대학생, 이직준비생 분들은 참고하셔서 올바른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꼭..신중하게 선택하세요 ㅎㅎ..)


 

보통 건축공학과 학생 분들이 생각하는 '건설사' 혹은 '시공사'는 종합건설사를 의미합니다. '종합건설사'는 말 그대로 건물을 짓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반대되는 말로는 '전문건설업체' 정도가 있겠네요. 한 건물을 짓는 과정에는 수많은 공종들이 들어갑니다. 대표적으로는 철근, 거푸집, 콘크리트 등이 있고, 더 들어가면 단열재, 타일공사, 석공사 등등이 있겠죠. 이 각각의 공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바로 전문건설업체들입니다. 진짜 '공사'를 수행하는 업체들이죠. 이들은 흔히 말하는 '기술자'들이에요.

 

반대로, 우리가 흔히 들어본 현대건설, 삼성물산, 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등 종합건설사들은 엄밀히 말하면 '공사'를 하는 업체는 아닙니다. 정확히는 공사를 '관리'하는게 주 목적이죠. 본인들만의 품질/공정/비용/안전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위에서 말한 '전문건설업체'들에게 돈을 주고 건물을 짓게끔 하죠. 즉, "전문건설업체들아. 우리가 돈을 줄테니, 우리가 정한 순서, 재료, 시공방식대로 공사해줘! 이대로 안하면 우리는 돈 못줘. 꼭 이대로 해줘야돼!" 라고 하는 입장인거죠. 즉, 쉽게 말해 큰 틀은 하청업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역할이 주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말은 다행히도 우리가 직접 철근을 묶거나, 콘크리트를 친다거나 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그러나 너무 안심하지는 마세요.

이러한 직무 특성으로 인해서 장단점이 확실하게 발생합니다.

 

일단 서론은 여기까지만 하고,

본격적으로 건설사 취업의 장단점 정리 들어갈게요.


1. 건설사 취업 장점

1) 높은 신입사원 초봉

: 1군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등) 기준으로, 신입사원 초봉은 굉장히 높은 편에 속합니다. 저같은 경우, 입사 직후 받은 첫 월급은 세금떼고 440만원가량 됐습니다. 초봉이 6000만원 중반대라고 보시면 되죠. 신입사원치고 정~말 많이 받는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금액엔 현장수당 약 1000만원 정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본사 근무를 하신다면 이 현장수당을 제외한 5000만원 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에서 회사 별로 다양한 현금성 복지 혜택(자기계발비, 상품권, 주유비 지원 등)까지 영끌한다면, 신입사원 연봉이라고 하면 믿기지 않을 정도긴 합니다.

 

2) 돈 모으기가 너무 좋다

: 건설사의 경우, 서울 현장이 아닌 경우 대부분이 아파트 사택을 지원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값은 일단 굳어요. 또한, 숙소 청소도 주에 1~2회 해주시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에 신경쓰거나 돈 나갈 일이 별로 없습니다. 추가적으로 유류비 지원, 통신비 지원 등의 복지를 생각하면 사회 초년생이 돈 모으기는 정말 좋은 환경입니다. 아침/점심 식사까지 지원해준다는 가정 하에, 정말 평일에 쓰는 돈은 기껏 해봐야 저녁식사비 정도입니다. 타지 생활에, 직접 공사를 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일반 사무실보다는 환경이 열악한)현장에서 근무해야 하는 만큼, 뭐랄까.. "회사 일 말고는 돈나갈거 신경쓰지 마. 집도 주고, 청소도 해주고, 통신비도 내주고, 기름값도 주고, 밥도 주고, 다 해줄게. 가서 일만 열심히 해!"의 느낌이 강합니다(굳이 나쁘게 표현하면 돈으로 찍어 눌러버린고 할까나.. ;; ㅎㅎ). 하지만, 사람의 성향이나 목표에 따라서 이런 면은 정말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3) 생각보다 업무가 단순하다

: 업무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엔지니어라고 말하기 조금 낯간지러울 때도 솔직히 많습니다. 대부분 사람을 상대하는 업무가 주이기 때문에, 일하면서 엄청나게 복잡한 생각이나 계산을 요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입사 초반에는"내가 이거 하려고 공대나와서 구조역학, 철골구조학 과제하고 레포트쓰고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ㅋㅋ.. 하지만, 이건 건설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장이 그런 것 같습니다. 대학생때 느꼈던, 그런 고차원적인 지식들을 요하는 무언가를 하고 싶으면 대학원을 가는게 맞습니다. 아무튼, 생각보다 업무들은 단순합니다. 이 또한 성향에 따라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죠.

 

4)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다

: 건설사의 경우, 보통 출근시간이 07시입니다. 물론 출근 시간보다 20분 정도는 일찍 와야하는게 현실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장까지의 거리에 따라 5시 30분에 일어나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괜찮은 습관이라고 느낍니다. 퇴근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환경적으로 아침형 인간이 될 수 밖에 없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5) 유산소는 덤으로

: 시공 직무의 건축기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하루에 15,000보 이상은 걷습니다. 왜냐구요? 요새는 아파트가 20~30층은 기본인데, 한참 공사 중인 현장에는 우리가 평소에 당연하게 누리는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물론, 층이 어느 정도 올라가고 나서는 호이스트라는 가설 엘리베이터(영화에서 한 번씩 보셨을 것 같은데, 보통 주황색/노란색으로 된 곧 추락할 것 같이 생긴 그거 맞습니다)를 설치하지만, 저층부 공사일 때에는 호이스트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건축기사는 수도 없이 현장에 가서 어떻게 시공됐는지를 체크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냐구요? 계단으로 가야죠. 10층이고, 20층이고 상관없습니다.. 하하... "그럼 호이스트가 들어오면 걸을 일이 많이는 없겠네요?" 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호이스트는 고장도 너~무 많이 나고,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 수많은 자재들이 모두 호이스트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 올라가면 10분, 15분 이상을 기다려야하고, 중간에 멈춰있기도 하고,, 그러면 그냥 걸어올라가는 경우도 많습니다(ㅋㅋㅋㅋㅋ);;.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확실히 체력은 좋아지고 자동으로 유산소가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시고 활동적이신 분이라면 장점이라면 장점입니다. 항상 구부정한 자세로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이 안맞으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강한 메리트가 될 것입니다. 


2. 건설사 취업 단점

1) 워라밸 붕괴

: 기본적으로 건설사는 격주 주말 1회 출근은 픽스입니다. 1군 건설사라고 예외는 없습니다. 일부 회사의 일부 현장에서는 주 5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극히 일부입니다. 또한, 일과시간이 07:00 ~ 18:00가 기본입니다. 즉, 하루에 최소 11시간은 회사에서 일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워라밸은 내가 시간을 쪼개지 않는다면 보장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야간작업이 있을 경우 20시까지 일을 하는 날도 종종 있습니다. 이것이 저는 최악의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장인들에게 토요일과 일요일은 얼마 간의 돈으로는 바꿀 수 없는 너무 소중한 시간입니다.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 여자친구, 또는 개인적인 취미생활 등을 하기에는 토요일 일요일만으로도 부족합니다. 건설사를 다니신다면,, 2주에 한 번은 그 주말 중 하루를 온전히 회사에 바쳐야 합니다ㅎㅎ.. 이제 돈을 많이 주는 이유가 납득이 되시나요? 시급으로 따지면 사실,, 다른 업계에 비해 엄~청나게 돈을 많이 주는건 아니라고 느끼실겁니다.

 

2) 떠돌이 생활(타지생활)의 가능성

: 아무리 1군 건설사라고 해도, 이미 서울에는 재개발/재건축 현장이 아닌 이상 새로운 건물을 지을 땅이 없습니다. 너무나도 명확한 사실이죠. 그렇기 때문에, 현장의 경우 대부분이 경기권 OR 지방이 많습니다. 이말은 결국 일을 하기 위해서는 타지에서 생활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죠. 서울에 현장이 많은 H건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기권 OR 지방 발령입니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 타지에서 젊은 사람이 혼자서 생활을 한다는 것은 단점으로 작용하는 면이 훨씬 많습니다. 외롭고 고독합니다. 물론, 진리의 사람 바이 사람.. 인생을 살아가면서 젊은 나이에 타지에서 혼자 살아가는 경험은 성숙해지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익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이 있다면? 더이상 젊지 않다면..? 이제는 성숙해지는 경험보다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싶은 나이라면..?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3) 좋지 않은 회식문화

: 건설업 특입니다. 그나마 코로나 이후로는 회식이 줄긴 했으나, 건설업의 특성상 수많은 협력업체(하청업체)와의 관계도 있고, 그 사람들은 대부분이 술을 (무식하게, 아주 무식하게)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식문화가 업계에서 가장 안좋은 편일 것입니다. 물론, 요즘에는 예전처럼 대놓고 강요를 하거나, 술을 안마신다고 은근히 배척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는 결코 마음이 편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자신만의 선을 잘 지켜야합니다.

 

4) 여름엔 덥게, 겨울엔 춥게

: 현장의 특성상, 밖에서 일하기 때문에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습니다. 물론, 직접 작업을 하는 작업자들만큼 하루종일 뙤약볕 밑에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현장은 현장입니다. 흙먼지와 날씨를 그대로 느껴가면서 일해야하는 현실은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저는 젊은 날의 낭만이라고 생각하며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부분을 더 많이 바라보려고 하고 있으나, 이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ㅎㅎ... 군대에서 한 번 경험했으면 됐지 이걸 또..?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추위와 더위가 원망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5) 사람을 상대하는 일

: 건축기사는 가끔은 엔지니어라기보다, 서비스업 종사자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을 정도로 사람을 대하는 일이 많습니다. 현장을 돌아다니며 정말 하루에 전화를 50번 이상을 합니다. 전문시공업체들은 무슨 문제가 생기거나 건의/항의하고 싶은 사항이 생기면 제일 만만한 건축기사를 찾죠. 이것좀 치워달라느니, 철근 업체 애들은 자기만 생각한다고 쟤네가 자재를 저렇게 싸아놓아서 우리 단열재 업체가 자재 들여놓을 곳이 없다느니.. 사실상 민원전화들입니다. 사실, 종합건설사의 역할은 전문건설업체들이 공사를 잘 진행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비난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0우리가 대해야 하는 작업자분들은 대부분 교육의 끈이 길지는 않은 사람들입니다(물론 마음이 따뜻하시고, 현명하고 지혜로은 어르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마주한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표현이 거칠고, 직설적인 분들이 많습니다. 육두문자는 기본이죠 하하^^ 이러한 분들을 말로 잘 달래가며 일하는 것이 잘 맞는 사람들이라면 괜찮겠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자분들은 속된 말로 공사 짬밥이 몇 십년이 되신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이 갓 입사한 혹은 입사한지 1~2년된 저같은 종합건설사 직원의 말을 쉽게 수용할리는 만무하죠. ROTC 소대장이 병장들에게 은근히 무시당하는 것처럼요.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종합건설사의 역할은 그분들을 잘 어르고 달래고 관리하여, 효율적이고 품질 좋은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요.


 

어떤 직업이든,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할 것입니다.

건설사 직원으로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장단점을 한 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음에는 건설업 취업, 취준과 관련한 글을 써볼 계획입니다. 시간이 된다면요.

 

모쪼록 건설사 취업이 고민이신 분들이라면, 장단점을 잘 고려하여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부디, 꼭, 현명하게 선택하세요. 빈 말이 아닙니다. 두 번 생각하고 세 번 생각하세요 ㅎㅎ

 

728x90
반응형
250x250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