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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청소년기에 살면서 처음으로 맛봤던

사랑이라는 감정은 감당할 수 없어 보이는

무언가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그 날 것의 감정을

도저히 스스로의 힘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느낌이 든다.

아름답고도 화려한

그리고 뜨거운 불꽃을

몸 속으로 집어삼킨 느낌일 것이다.

 

살면서 무언가를 이토록 갈망해본 적도

잃고싶지 않아봤던 적도

소유하고 싶었던 적도 없었을 것이다.

그토록 불안해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고 부르는 감정은

대개 불안과 그에 따른 소유욕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젊은이들의 사랑은 특히나 불안하다.

무언가를 간절히 잃고싶지 않은 감정 뒤에는

반드시 불안이 따라오는 법이다.

 

사랑하는 우리는 왜 불안할까?

그 사람이 떠날까봐

그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갈까봐

그 사람이 더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까봐

우리는 불안해한다.

 

그러한 불안은

마음 속 깊이 몸을 꼭꼭 숨기고있던

각자의 은밀한 열등감을

수면 위로 꺼내 올린다.

지금껏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어쩌면 외면하고 싶었던

열등감들이 분수처럼 쏟아져나온다.

 

사랑은 우리 삶에서 많은 역할을 한다.

처음으로 맛보는 행복감과 안정감

짜릿한 쾌락과 흥분

그리고 통제할 수 없는

날 것의 감정들과

집착과 소유욕, 그리고 불안.

 

사랑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열등감을 자각시켜준다.

내면 깊숙히 존재했던

어두운 심연을 비춘다.

 

그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치부를

잔인하리만치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수치스러워 도무지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무의식 중 가장 밑바닥에 있는

그 무언가를 들춰낸다.

 

그리고 그것을 더이상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한 층 더 성장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비춰준

내면 깊숙히 존재하는 결점과 치부들을

똑바로 마주하고 겸허히 인정하는 그 순간

 

우리는 진정한 사랑의 역할을 깨닫는다.

사랑은 어떤 의미로는

내가 가진 열등감을 비추어주는

거울과 같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때의

나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나의 밑바닥에 있는 치부와 결점까지도

그 나약한 열등감까지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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