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세상에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세상은 내게 극복할 만한 시련을 주었다. 나는 기도따윈 헛된 수고라고 생각했다. 그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선 지혜가 필요했다. 나는 세상에 지혜를 달라고 요청했다. 세상은 내게 해결할 만한 문제를 주었다. 나는 세상을 원망했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했다. 나는 세상에 용기를 달라고 빌었다. 세상은 내게 극복할 만한 위험을 주었다. 나는 세상을 향해 울부짖었다. 그 때의 나는 사랑이 절실히 필요했다. 나는 세상에 사랑을 달라고 기도했다. 세상은 내 곁에 도움과 사랑이 필요한 존재들을 주었다. 그제서야 나는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간 나의 모든 기도들이 이루어졌었다는 것을

나이가 들며 성숙해진다는 것은, 삶의 허무와 공허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수반한다. 조금 더 과거로 돌아가보면, 삶이라는 긴 여정에 있어 허무함과 공허를 느끼는 순간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했다. 삶은 항상, 혹은 대부분이 즐겁고 충만한 순간들로 채워져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듯 하다. 그렇기에 이따금씩 불쑥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공허함을 쉽게 견디지 못했다. 그리고 그 손님은 때때로 우울이라는 일행을 데려오곤 했다. 생각해보면 삶의 많은 기간들은 텅 비어있다.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더 강하게 깨닫는다. 우리는 그것을 공허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그 상태는 반드시 필요하다. 짧은 음표 사이의 쉼표들이 존재해야만 아름다운 멜로디 한 소절이 탄생하듯 짧고 강렬하고 충만한 순간들 사이의 공허가 아름다운..
- Total
- Today
- Yesterday
- 미션
- 무기력
- 자유로운 삶
- 도지코인
- 발전
- 이별
- 니체
- 행복
- 외로움
- 건축공학과 진로
- 인간관계
- 건설사 취업
- 명상
- 인생
- 고독
- 일론 머스크
- 파도
- 철학
- 공허
- 재회
- 사랑
- 스페이스엑스
- 알파남
- 레드필
- 테슬라
- 헤어짐
- 불교
- 연애
- 우울
- 만남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